요가는 스스로 감각을 조절하는 것 

한방과 건강

1.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다.

요즘 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나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같은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녹음한 음반이나 시원한 들판의 그늘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조용하고 잔잔한 뉴에이지 음악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머리가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이 좀더 쉽게 안정을 취할 수 있고 휴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이름하여 명상음악, 자연음악이라는 장르까지 별도로 생길 정도이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서 기분이 들뜨기도 하고 차분해지기도 한다. 음악뿐아니라 냄새나 시각적인 색깔이 심리적인 치료분야와 인테리어에 반영되어 상품화된 지 이미 오래이다. 

또 듣기좋은 말과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지 맛없는 음식을 먹고싶어하지 않는다. 이왕이면 예쁘고 보기좋은 것을 선호하며 통증은 싫어하고 부드럽고 좋은 감촉을 느끼고 싶어한다. 이렇게 눈, 코, 귀, 입, 피부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우리는 외부의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고 거기에 반응한다. 

여기에서 문제는 더 맛있고 향기롭고 보기좋고 듣기좋고 감촉좋은 것을 찾으려면 끝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욕구를 채우면 채울수록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을 더욱더 내몰게 된다. 욕구는 욕심이 되고 욕심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증오와 고통을 낳는다. 

또 한 가지의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는 빛이나 소리, 냄새 등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똑같은 하나의 사물이나 정보를 받아들인다해도 사람마다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해석을 하고 나아가 좋고 나쁨의 순서를 매기고 그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들뜨기도 가라앉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포장만 그럴듯하다는 말처럼 감각을 자극하여 주제와 본질을 흐리게 하는데 악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판단력이 흐려져 오해를 하기도 하고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맘에도 없는 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대개 여자들은 예쁘다, 남자들은 멋있다 하면 겉으로는 아닌 척해도 속으론 흐뭇해한다. 반면, 다 잘되라고 그러는 줄 머리로는 알면서도 당장 면전에서 잘못을 지적하거나 야단을 치면 기분나빠하며 이야기를 제대로 새겨 듣지를 않는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다고 하는 말을 남기셨다. 

이렇듯 외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너무 감각적으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잠시 한 박자 늦추어 그 이면을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훨씬 덜 이랬다 저랬다할  것이며 그로 인한 실수를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요가는 스스로 감각을 조절하는 것

요가에서는 이처럼 외부 대상에서 들어오는 감각을 조절하는 것을 명상의 준비단계로 중요하게 여겼고 우리의 오감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하는 구체적인 수련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프라티야하라(pratyahara)이다. 

프라티야하라는 요가수련의 5번째 단계로서 이 말이 가지고 있는 뜻은 ‘포기’로서 귀로 듣고 코로 냄새맡고 눈으로 보고 혀로 맛보고 피부로 느끼는 다섯 가지 감각, 즉 오감(五感)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요가 수트라(Yoga Sutra)」에서는 프라티야하라를 “여러 감각기관이 각각 대상으로부터 분리됨으로써 감각이 의식의 본성을 모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연스레 일어나는 감각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감각의 통제 상태를 쉽게 이해하자면 잠들었을 때를 떠올리면 된다. 잠이 들어있을 때는 누구나 깨어있는 감각을 철수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가의 프라티야하라와 잠이 들었을 때와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프라티야하라는 외부의 공격이 있을 때 거북이가 사지를 몸통에 쏙 집어넣는 것처럼 완전히 의식적이며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인 반면, 잠은 의식이 희미해지고 감각이 둔해진다. 프라티야하라는 외부로 향한 감각을 안으로 거둬들여 자신의 내면으로 모든 감각을 집중시키는 수련이다. 그래서 「바가바드 기타(Bhagad Gita)」에서는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요가 수행자는 

질병과 고통에는 무딜 대로 무디고

지혜를 구하는 것에는 한없이 예리해야 한다.”

감각통제를 위한 여러 가지 구체적인 수련방법 가운데 남녀노소 누구나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만트라(mantra)이다. 만트라는 ‘생각하다’라는 뜻을 가진 만(man)과 ‘수단, 도움, ~덕분에’라는 뜻을 가진 트라(tra)가 결합된 말로서 ‘소리로 표현된 생각이나 의향’이라는 의미이다. 소리명상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다른 감각들을 통제하기 위하여 소리의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만트라는 초자연적이며 신비로운 음소(音素)로서 구성되는데 요가의 대표적인 만트라로서는 옴(, aum)이 있다. 옴은 우주의 시작-과정-끝 또는 탄생-삶-죽음을 상징하는 성스러운 소리이다. 옴은 과학적으로 우주의 탄생인 빅 뱅(Big Bng) 즉 대폭발의 개념에 비유되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프라티야하라를 손쉽게 실천하려면 우선 먹는 것부터 바꿔보면 좋을 것이다. 우선, 화학조미료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인스턴트 음식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본다. 화학 조미료와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요리를 하면 처음에는 입맛에 맞지 않고 뭔가 간이 덜된 듯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면 둔해졌던 미각이 되살아나서 음식재료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맛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고 덤으로 건강도 더 좋아진다. 세상이치란 하나를 포기하면 반드시 하나를 얻게 되는 법! 언뜻 보면 감각을 통제하는 것은 재미없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처럼 자연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모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기도 하다. 

*참고:이승용, 「한국인을 위한 음양요가」(서울:도서출판 홍익요가연구원, 1996), 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