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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 KBS비타민 날짜 : 2014-12-09 조회수 : 32735 생활 속의 오감통제

KBS비타민-삶의 철학이자 과학, 요가


생활 속의 오감통제

 


거화취실去華就實

'디자인은 텍스트의 얼굴이다. 꼭 필요한 요소만을 가지고 텍스트의 본질을 드러내는 디자인을 하자.' 라며 열의를 불태우던 디자인과 학생 시절을 거쳐, 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안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늘 괴로워했습니다. 눈에 띄고 화려한 것을 원하는 시장에 맞추다보니 점점 형태와 색, 시각에 대한 맹목적인 집착이 늘어났기 때문이죠. 오래전부터 연구원 상담실 벽에는 ‘거화취실(去華就實 - 겉모습의 화려함 보다는 내실을 기하라)’이라는 성어가 적힌 액자가 있었는데요. 그 시절 제 관심은 온통 디자인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글귀를 보고 ‘꾸미는 데에만 집착하는 디자인은 표현의 빈곤을 드러내는 것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내가 찍는 점 하나라도 의미 있는 디자인을 해야겠다. 연구원에서는 참 좋은 성어를 걸어두었구나.'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난 지금도 그 액자는 여전히 상담실 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감통제

연구원에 입문한 지금은 ‘거화취실’이 요가 수련 단계중 하나인 오감통제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요가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탄잘리(Patanjaji)의 「요가 수트라(Yoga Sutra)」에 따르면 요가 8단계 중, 4단계인 호흡과 6단계인 집중의 사이에 5단계인 오감통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다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거나 맛있는 냄새가 나면 책에 집중할 수 없는 경험을 떠올리면 조금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스승님 말씀으로는 오감에 집착하면 집중할 수 없고 집중이 잘 안되면 명상도 잘 안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고 무조건 안 보고 안 듣는 것이 오감통제가 아니라 일상에서 오감의 실체를 인식하고 그것의 공(空)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려운 형편의 사람을 보고도 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다면 오감통제가 안 되는 것이라며 생활 속에서 바른 행동과 판단을 통한 훈련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오감을 자극하는 넘쳐나는 정보와 소비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이 오감통제를 통해 진정한 휴식인 명상을 하는 것은 불굴의 의지 없이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활 속의 오감통제

대학시절부터 다년간 함께 살았던 재일교포인 룸메이트가 있습니다. 지금은 막역한 사이지만 처음에는 한국말로 하는 의사표현이 서툴러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친구를 이해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함께 지하철역을 나오는데 할머니 한 분이 바닥에 앉아 바나나를 팔고 계셨습니다. 친구가 바나나를 한 송이 사더군요. 할머니가 안쓰러워서 팔아주려나 보다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싱싱한 바나나도 많은데 가장 오래되어 껍질이 다 검게 된 바나나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후에 이유를 물어보니 오래된 것은 아무도 사지 않으려 할뿐더러 오래된 것이 같이 있으면 다른 것도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아서 그걸 샀다고 하더군요. 그때는 '역시 말 보다는 행동이다. 참 속 깊은 사람이었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요가의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보니 생활 속에서 오감통제가 되는, 명상이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런지 현재 그 친구는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꽤 유명한 만화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꽃피는 춘삼월 화려한 시절은 가고 수확의 계절을 지나 새로운 시작을 위한 인고의 휴식기인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송년회 등 각종 만남으로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마음 한편에는 무거운 짐을 쌓아둔 채 어영부영 새해를 맞이하기 일쑤인 때이기도 하지요. 모쪼록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쟁기자세를 통해 밖으로 향하는 감각들을 안으로 거둬들여 한 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시고 다가오는 새해를 위해 마음의 밭을 경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쟁기자세 (Halasana) 

 

<방법>

1. 등을 대고 똑바로 누워서 손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두 다리도 붙입니다.

2. 숨을 마시면서 두 다리를 들어 올려 두 발을 머리쪽으로 보냅니다.

3. 발가락이 머리 너머 바닥에 닿을 때까지 천천히 넘깁니다.

4. 두 손으로 등허리를 받치거나 발가락이 바닥에 닿으면 깍지해서 어깨를 조이고 바닥을 밀어내듯이 합니다. 고르게 숨을 쉬면서 할 수 있는 만큼 머뭅니다. 

5. 깍지를 풀어 손바닥을 바닥에 대고, 숨을 내쉬면서 엉덩이를 천천히 내려 다리를 수직위치로 되돌립니다. 계속해서 내쉬면서 다리를 천천히 바닥에 내려 완전 휴식자세로 이완합니다. 

6. 편안하게 쟁기 자세를 1분정도 계속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갑니다. 

 

 

<효과>

1. 넓적다리 뒷근육을 늘리고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와 앉은 자세를 할 수 있게끔 몸을 준비시킵니다.

2. 등 근육과 척추 인대 전체를 부드럽게 이완시키고 늘려줍니다.

3. 여러 자세 중에서 가장 원기를 회복시키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4. 모든 내장기관, 특히 대장, 소장, 비장, 간장을 마사지하고 자극하며 조화를 맞춥니다.

5. 호흡이 깊어지고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사진 출처 및 참고 『음양요가(Hatha Yoga)』 이승용 著, 홍익요가연구원 刊,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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