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철학이자 과학, 요가

시차를 극복하는 요가

요즘 휴가철인 8월이 오면 해외 여행객이 많아지다 보니 긴 비행시간과 시차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비행기로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현지 시간과 생체 시간 사이의 불균형으로 생체 리듬이 깨져 우리 몸은 두통이나 불면증, 식욕부진, 집중력 저하, 무기력증 따위의 생리적 무질서 현상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를 제트 래그 신드롬(jet lag syndrome) 혹은 시차증이라고 합니다. 장거리 해외여행과 같은 경우 시간 차이가 워낙 커서 이런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이 불규칙한 경우에도 생활 시차가 발생하여 시나브로 몸 속에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만성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더 나아가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시차 적응과 요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몸은 태양의 메시지를 받아 생체 리듬을 만들어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컨디션 유지를 위해서는 태양의 흐름에 맞는 규칙적인 생활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가 태양의 흐름을 바꿀 수 없는 한 황금 같은 휴가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차증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요가와 같이 몸을 이완시키는 운동을 활용하는데, 그 이유는 요가의 운동법, 호흡법, 명상법이 우리 몸의 신경 체계를 조율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율신경계에 속하는 교감신경, 부교감신경의 길항 작용과 관련이 깊은데, 요가 수련은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여 긴장 상태에서 작용하는 교감신경을 억제하기 때문에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숙면을 하는 데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활동 범위가 작아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비행기 안에서나 시차가 큰 여행지에서 틈틈이 요가를 한다면 생체 리듬을 빠르게 회복해 좋은 컨디션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뿐더러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수련을 통해 여독을 풀 수 있습니다.

언행의 시차 극복

장거리 여행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말, 행동에도 시차가 자주 발생합니다. 생각과 말이 다른 경우, 말만 많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 경우,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 조건에 따라 말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스스로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요가에는 이와 같은 불일치를 조심하라고 합니다. 파탄잘리(Patanjali)의 『요가경(Yoga Sutra)』에 나오는 요가 8단계 가운데 생활 규범에 속하는 1단계 삼감(Yama)에는 5가지 계율이 있습니다. 그 중 ‘거짓말하지 말 것(사티야 Satya)’이라는 덕목이 나옵니다. 사티야는 ‘진실’, ‘정직’이라는 뜻으로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실을 말하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요가경(Yoga Sutra)』에 따르면 “사티야에 완전히 통달하면 행위와 그 결과가 일치한다.”라고 합니다. 스승님께서는 진실과 정직, 그리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 ‘언행일치’야 말로 사티야의 핵심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예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언행일치의 미덕을 높게 평가해왔고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며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요가를 수련한다면 단순히 몸의 건강뿐 아니라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생각과 말과 행동의 간극을 극복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호에서는 여행지에서도, 돌아와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되는 자세를 소개해드립니다. 특히 시차로 인한 불면증과 피로 회복에 효과적인 자세입니다. 지난해 12월 호에 소개해 드린 쟁기자세와 함께 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어깨로 서기 자세 (Sarvangasana) 

<방법>

1. 등을 대고 똑바로 누워서 손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두 다리를 모읍니다.

2. 숨을 마시면서 두 다리를 들어 올려 두 발을 머리 쪽으로 보냅니다.

3. 두 손으로 허리를 받쳐 단단히 고정시키고 발가락을 뒤집어서 바닥에 닿게 하고 무릎을 펴서 쟁기 자세를 합니다.

4. 숨을 마시면서 두 다리를 가능한 바닥에서 수직이 될 때까지 위로 들어 올립니다. 수직까지 올리기 힘들 경우 가능한 만큼만 올려서 그대로 유지합니다.

5. 다리를 꼿꼿이 뻗은 채 발 끝에 힘을 빼고 고르게 숨을 쉬며 20초 정도 유지합니다. 시선은 무릎이나 발등을 바라보며 고개가 움직이지 않도록 합니다.

6. 천천히 다리를 머리 위로 넘겨 쟁기자세로 되돌아간 뒤 자세를 풉니다. 3~5분 동안 편안하게 있을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 시간을 늘려갑니다. 

<효과>

1. 소화불량, 위하수, 자궁하수, 변비, 간장, 쓸개, 콩팥, 췌장, 비장 등 내장기관의 질병에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질 정도로 효과가 탁월하여 요가 자세의 여왕으로 불립니다.

2. 다리의 정맥혈류를 빠르고 완전하게 해서 정맥류성 종창으로 고생하는 분과 온종일 서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특히 효과적입니다.

3.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생리통, 생리불순, 불임 등 비뇨생식기의 기능이 향상됩니다.

4, 내분비선을 자극하여 각종 호르몬의 밸런스를 바로 잡아 피로회복에 좋고 젊음을 유지시킵니다.

5. 목과 어깨, 손목을 튼튼하게 만들고 전신의 불필요한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없앱니다. 

사진 출처 및 참고 『고&플라이 스카이요가』 신기영 著, 홍익요가연구원 刊, 2011  

글쓴이 : 김미정 선생님은 현 사단법인 홍익요가협회 및 홍익요가연구원의 연구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사) 홍익요가협회 · 홍익요가연구원(www.yogahi.com) 02-333-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