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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몸과 마음의 평화를 찾아떠나는 요가수행의 길

          
<꿈터> 2004년 26호 겨울호
아이들과 요가를 주제로 만난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때로는 어르고 달래듯이 때로는 엄하게 함께 웃고 함께 아파하며 흘러온 시간들이다. 아이들에게 요가를 지도하면서 우리들이 느낀 것 첫째는 아이들의 운동부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시각장애라고해서 요가의 기본동작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인은 많지 않다. 오히려 자기 몸에 집중을 통하여 마음의 편안함을 이끌어 가는 요가의 기본 수련에 있어서 아이들은 일찍부터 집중하는 훈련을 해왔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요가를 지도하는 우리들로서는 아이들의 시각장애보다는 운동부족이 더 심각하다고 판단되었다.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대부분 하체 힘이 턱없이 약했다. 선 자세에선 거의가 무릎이 구부려지고 푹 주저 앉기 일쑤였다. 앉아있으면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발목과 골반, 고관절 등 관절이 굳어져 앉아 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 그래서 하기 쉬운 동작부터 차근차근 익히게 하였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끊임없이 심어주려고 애썼다. 여러 선생님들이 하나하나 동작을 잡아주면서 한편으로 달래고 한편으로 다그치면서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수련에 임했다. 아이들은 다행히 우리의 기대이상으로 열심히 수련에 임해주었고, 조금씩 몸의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이 하는 특별프로그램과 1박2일의 요가 캠프 등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은 자신감을 많이 회복하였고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씩 일반 프로그램을 지도 선생님의 도움없이 거의 대부분 소화해낸다.
누구나 그렇듯이 아이들이 요가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특징이 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지만 자기만의 관심을 독차지하고픈 민규는 조금은 비만이지만 요가동작을 잘 연출하는 편이다. 여자아이들 중의 언니인 혜정이는 축농증 때문에 많이 불편해 하지만 늘 밝은 표정을 잃지 않는다. 요즘 몸과 마음의 변화가 많은 것 같은데, 세심히 살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섬세하기로 따지면 정규만한 아이가 있을까. 벗은 양말 가지런히 요가매트 한켠에 두고 동작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따라한다. 일년이 다되어 가도록 사자자세를 하지 않은 유일한 아이인데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웃음을 띄운다. 올해가 가기 전 우렁찬 사자자세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형천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늦게 요가를 시작했지만 요가에 관심이 많다. 따로 책을 보고 공부를 한다. 또한 아이들의 모든 수련 타월을 챙겨주고 불편한 아이들의 길잡이를 해주는 듬직한 아이다. 대운씨는 늘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동작을 같은 정도로만 반복한다. 지도하는 우리로서는 다소 안타까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한 번 빠지는 법이 없이 꾸준히 수련에 임한다.
오가며 인사소리 만큼은 누구 못지 않게 우렁차다. 혜경이는 한참 친구들에게 관심이 많다.
수련 중에도 혜정 언니랑 승연이의 불편한 점이 없나 살피기 바쁘다. 좀 더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노력을 기울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승연이는 영담이가 들어오기 전까지 막내였는데, 워낙 약골인 데다가 요즘 몸의 변화까지 겹쳐서 힘들어하는 것 같다. 수련을 통해 고비를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민원이는 뭐든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이지만 힘든 동작을 할 때 “괜찮아요,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라는 말을 연신 반복한다. 의지만큼 수련에도 하나 씩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 영담이는 멋모르고(?)요가를 시작했다가 요즘 조금 심각해졌다.
왜 힘든 요가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영담이에게 어떻게 하면 요가의 향기를 느끼게 해주지? 요즘 우리선생님들의 고민이다.
박배근씨는 요가를 통해 몸의 건강을 회복하려는 기대가 크고 실제로 많이 좋아졌다.
조금 더 열심히 해서 두 손으로 양 발등을 잡고 구르는 활자세를 힘차게 해낼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한다.
구성원의 대부분이 사춘기인 아이들이 하루에도 숱한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을 텐데 그 변화들을 세심하게 하나씩 살펴주지 못하고 있지 않는지 늘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박수희 과장님을 비롯한 세분 선생님의 헌신적인 사랑과 뒷받침이 있기에 늘 마음이 놓인다. 앞으로 요가벨트를 이용한 특별체형교정 프로그램과 네티도자기를 이용한 신체 정화수련법 등이 계획되어 있다.
아이들이 지금 해왔던 것처럼 이 프로그램들도 훌륭히 소화해내리라 믿는다.
성심맹아원과 홍익요가연구원의 협력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재활 요가프로그램은 앞으로 시각 장애인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장애인들의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이끄는데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을 믿는다. 그 길의 선두에 우리 아이들이 서 있다.


노귀환 지부장님께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요가 보급에 정성을 쏟고 계십니다. 충주 홍익요가문화원 지부장, 현 홍익요가연구원 연구원